[Vol.11 No.1] 딥러닝 레볼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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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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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러닝 레볼루션

AI 시대,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고려대학교 석준희 교수(jseok14@korea.ac.kr​)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이제 인공지능은 유행을 지나 하나의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인공지능의 확산을 불러온 것은 딥러닝의 발전임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시중에는 인공지능과 딥러닝에 대한 많은 서적들이 나와있지만, 그 중에서도 이번에 소개할 <<딥러닝 레볼루션>>은 딥러닝의 역사를 만들어나간 주역 중의 한 명인 테런스 세즈노스키 교수에 의하여 딥러닝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이야기되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할 것이다. 저자인 세즈노스키 교수는 본래 신경생물학자로 뇌를 연구하는 학자였지만 곧 신경세포의 동작을 컴퓨터를 통해 모델링하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를 통하여 토론토 대학의 제프리 힌튼 교수를 비롯한 동료들과 함께 인공신경망과 딥러닝의 연구로 발전시켰다. 초기 딥러닝 모델 중의 하나인 볼츠만 머신이 힌튼과 세즈노스키 교수의 공동연구를 통해 발견되기도 하였다. 특히, 저자는 생물학적 배경을 갖춘 신경학자들과 공학적 배경을 갖춘 인공지능 학자들 사이의 융합연구를 지원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 중에서도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학술대회로 떠오른 NeurlPS(구 NIPS)의 조직과 발전에도 공헌을 하여, 현재에도 NeurlPS 재단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딥러닝 레볼루션>>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주로 인공지능과 딥러닝의 역사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딥러닝의 기반이 되는 인공신경망은 사실 굉장히 오랜 역사를 갖고 있어, 그 기원은 1930년대까지 올라가고 초기 딥러닝 모델은 1980년대에 이미 제시되었다. 한 때 인공지능을 발전시킬 유망한 기술로 생각될 때도 있었지만 전문가시스템 같은 다른 대안 모델에 가려져 잊혀 가던 때도 있었다. 이러한 부침 속에서 생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신경망 모델에 대한 확신을 갖고 꾸준히 연구를 지속하던 과학자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물론 이들 과학자에는 저자인 세즈노스키 교수도 포함되어 있어 어떻게 보면 자서전적인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다. 1980년대 당시 이들 그룹은 인공지능 연구자 중에서 소수파에 속했는데, 저자 자신과 동료들이 주류 그룹에 대항하여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연구를 지속하고 논쟁하는 모습들이 인상적이다. 특히, 1989년에 저자가 MIT에 초청받아 신경망적 접근법에 반대하는 사람들 앞에서 강연하는 일화는 재미있게 읽어볼 만하다. 그 당시 저자는 자신의 접근법이 옳고 그것을 증명하려면 앞으로 컴퓨터가 더욱 발전해야하는데 그러려면 최소한 25년은 걸릴 것이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대략 30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자신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었으니, 학자로서 이러한 영광도 없을 것이다.

 

2부는 딥러닝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앞으로 어떻게 미래를 변화시킬지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서적이나 온라인 상의 글들이 다루고 있지만, 딥러닝 분야의 대가이자 그 발전을 몸소 겪어온 저자가 하는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3부는 좀 더 학술적인 이야기로 현재 사용되는 다양한 딥러닝 기술을 비전문가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고 있다. 사실 기술 자체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보다는 그 기술이 왜 나오게 되었고 어떠한 아이디어에 근간을 두고 있는지에 대한 역사에 가깝다. 재미있는 것은 딥러닝과 별로 관련없어 보이는 ICA(independent component analysis)에 대한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ICA가 저자의 중요한 업적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추측된다. 

원본과 번역본은 2부와 3부의 순서가 바뀌어 있다. 원래 순서대로라면 1부 과거 – 딥러닝의 역사, 2부 현재 – 최신 기술, 3부 미래 – 사회에의 영향, 이처럼 되겠지만, 번역본에서는 기술적인 2부를 뒤에 배치하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이 있을 3부가 앞으로 왔다. 또한, 번역본에는 원본에는 없는 기초용어와 기술에 대한 설명이 곳곳에 들어가 있어 초심자가 읽기도 더 편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딥러닝 레볼루션>>은 딥러닝을 직접 연구하고 발전시켜온 세즈노스키 교수의 회고록과 같은 기록이다. 이 책을 통하여 인공지능을 연구하고 활용하는 여러 학회 회원들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도 딥러닝의 산 역사를 느껴볼 수 있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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