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8 No.2] 플립러닝을 적용한 ‘아두이노-매트랩’ 메이커 교과목 운영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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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6-2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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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립러닝을 적용한 ‘아두이노-매트랩’ 메이커 교과목 운영 사례


작성자 : 인천대학교 최병조 교수


공학도들은 본능적으로 메이커(maker)이다. 무엇인가를 만들고 싶어한다. 그러나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먼저 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 컴퓨터 언어를 배우고 전자회로를 배우고 전자기학이며 통신이론도 배워야 한다. 휴.. 어느 세월에… 혹시나 이러한 과정 가운데 메이커 본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이론적인 내용에 대한 학습 동기가 잦아든다면 큰 일이다. 대학교 신입생 시절에 먼저 만드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면, 혹시 그 원리를 더 깊게 이해하려는 학습 동기가 강화되지는 않을까? 인천대학교 임베디드시스템공학과에서는 이러한 취지로 1학년 2학기에 ‘오픈소스 HW기초’라는 교과목을 2015년부터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 교과목은 아두이노와 매트랩 응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3D 프린팅, 모바일 앱 개발, 프로세싱 언어 활용을 토대로 학생들이 작품을 구상하고 현실화 시키는 프로젝트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교과목의 선수 과목은 1학년 1학기에 배우는 ‘C언어 프로그래밍’과 ‘Matlab이해 및 실습’ 교과목들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C언어와 Matlab에 대한 기초 활용 능력을 갖추고 있다. 1학년 2학기에 개설하며 3학점 3시간으로 운영되고, 플립러닝 과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1시간은 온라인 자기주도적 사전 학습으로, 나머지 2시간은 오프라인 수업으로 진행된다. 초기 동영상 강의는 유튜브(https://goo.gl/9LfLRl)로도 공개되어 있다. 14주차 학습 내용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첫 5주동안은 아두이노를 활용하는 방법과 PC 및 다른 아두이노, 센서들과 통신하는 방법을 주로 학습한다. 주요 내용은 아두이노와 스케치 기초, 모터의 이해 및 응용, 시리얼 통신과 LCD 활용, 센서의 이해 및 응용, I2C와 SPI를 이용한 통신 등에 관한 것이다. 센서와 모터를 활용하는 방법을 초기에 배우기 때문에 학생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주변 환경 정보를 습득하고 반응할 수 있는 작품을 쉽게 구상할 수 있다. 아두이노와 시리얼 통신 방식으로 연결된 PC에서 프로세싱 언어를 활용하여 GUI나 미디어 아트를 접목하는 방법도 이 기간 동안 학습하게 된다.

그 다음 3주간은 서로 다른 도구들을 활용하는 방법을 학습하게 되는데 3D 프린팅을 위한 3D 모델 설계, 스마트폰 앱 개발 방법, RC(Radio Control) 제어기 활용으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3D 프린팅은 학생들이 구상하는 작품의 부품 및 외관을 제작하는데 필수적인 과정으로, 3D 프린팅 기법에 대한 소개와 함께 Fusion360을 이용한 모델 설계 실습으로 진행된다. 스마트폰 앱 개발은 앱인벤터를 활용하며 기본적인 UI 요소와 함께 음성 인식 및 합성, 멀티스크린, 아두이노와 통신하기 위한 블루투스 활용 방법 등을 학습한다. 세 번째 요소인 RC는 원격 무선 제어 기능 활용을 위한 것으로 대역확산 방식을 활용하여 1.5km까지 통신이 가능한 RC 송수신기를 아두이노와 연결하기 위한 방법을 학습한다.

매트랩의 여러 툴박스들은 알고리즘에 대한 깊은 이해가 부족하여도 영상처리나 딥러닝 기법들을 쉽게 활용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러한 신호처리 기법들을 아두이노에서 프로그래밍을 통해 직접 구현하는 것보다, 아두이노에서 신호를 수집한 후 PC의 매트랩에서 신호를 처리하고 아두이노를 통해 주변 장치를 제어하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따라서 다음 4주간은 매트랩을 활용하여 아두이노를 제어하는 방법들을 학습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스마트 폰을 웹캠으로 활용하여 매트랩으로 간단한 영상 처리를 하고, 딥러닝을 적용하여 영상 인식을 하며, 그 결과를 이용하여 아두이노를 제어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학습하게 된다.


                   

이러한 12주간의 학습 내용을 바탕으로 학생들은 팀별로 작품을 구상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그 결과물을 교내 ‘3D 프린팅 경진대회’에 출품하게 된다. 다음 사진은 1학년 수강학생들이 제작한 작품의 하나로 코끼리 모양을 한 저금통이다. 지폐 및 동전 인식 기능, 저금한 금액의 총액 표시, 비밀번호 기반 잠금장치 기능들을 충실하게 구현하였고 외관 및 부품을 3D 모델로 설계하여 3D 프린터로 출력하였다.

이 외에 레이저 포인터를 활용하여 무선 광통신 장치를 구현하고 유선 시리얼 통신을 대체하는 과정도 마지막 학습 주제로 포함시켜 다양한 유무선 통신 경험들을 제공하려고 노력하였다.

이러한 학습 내용들을 모두 전달하기에는 시간적 한계가 있고, 학습 속도와 이해도가 다른 다양한 학생들을 오프라인 강의를 통해 모두 만족시키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교과목은 플립러닝 강의로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오프라인 강의에 들어오기 전에 동영상 강의 내용을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한다. 동영상 강의는 대학교 학습지원시스템과 유튜브를 통해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고, 학습 내용에 대한 이해도를 점검할 수 있도록 소크라티브(Socrative) 온라인 퀴즈를 제공하였다. 이러한 사전 동영상 강의의 장점은 반복학습이 가능하다는 것과 학생들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분량만큼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에 막혀서 학습 진도를 나가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따라서 학습지원시스템의 질문 게시판 및 SNS를 활용하여 쉽게 질문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한편 오프라인 수업에서는 미니 강의, 퀴즈 해설, 2인 1조로 매주 다른 학생과 팀을 구성하여 핵심 내용을 서로 설명하고 토론하게 하는 하브루타, 각 팀이 머리를 맞대고 학습 내용을 활용하여 미션을 해결하는 과정을 순서대로 운영하였다. 또한 오프라인 수업의 마지막 5분은 ‘강의 자기 성찰 일지’를 개별적으로 작성하도록 하여 좋았던 점, 힘들었던 점, 나의 다짐, 건의 사항을 파악하여 수강 학생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강의 내용을 개선하며, 퀴즈 및 미션의 난이도를 조정하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이 교과목을 운영하며 얻은 가장 큰 성과는 만드는 것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가 높아진 것이다. 또 만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낮아져 무엇이든지 ‘생각할 수 있으면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되었고, 그 방법들을 스스로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가 보인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과연 이 교과목 덕분에 학생들이 푸리에 변환을 이해하고자 하는 동기가 더 높아졌을까? 이 질문에 긍정적인 대답은 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쓸만한 것들을 만들기 위해서 꼭 통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쯤은 갖게 되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최병조 교수(bjc97r@inu.ac.kr)

-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학사, 석사
- University of Southampton, UK, Electronics and Computer Science Dept. 박사
- LG전자 중앙연구소 책임연구원
- 인천대학교 임베디드시스템공학과 교수
- 관심 분야: 이동통신, 임베디드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