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9 No.4] 대학 교육에 대한 단상
작성자
관리자작성일자
2019-12-11 13:30조회수
551
대학 교육에 대한 단상
요즘 대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생각이 점점 많아지게 된다. 요즘 대학생들의 특징을 꼽자면 공부하는 데나 노는 데나 열정이 그리 많이 없다는 것이다. 수업에 들어가 보면 학생들이 대부분 풀이 죽어 있으며 체념한 듯한 눈빛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너무 많다. 이는 한국의 입시제도와 현재 한국이 처한 사회, 경제적 상황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요즘 대학생들은 한국의 치열한 입시 경쟁을 뚫고 대학에 들어왔다. 자기 주도적인 학습이라기보다 입시 위주의 시험을 보기 위한 공부를 많이 하고 온 터라 막상 자신이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을 해 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느라 정신적으로 지쳐있는 상태다. 물론 예전 세대에도 이런 면은 없지 않았겠지만 저성장과 취업난이라는 사회 분위기가 맞물려서 학생들이 미래를 위해 과감한 시도를 한다거나 열정을 갖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것이 너무 어려워졌다. 사실 중고등학교 때의 공부는 어디까지나 대학 공부 더 나아가서 대학원 공부를 하기 위한 준비 단계이다. 즉 공부의 열매와 성과는 대학이나 대학원의 공부에서 활짝 피어야 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전문성, 창조성이 있는 인력을 필요로 하고 대학 교육을 통해서 이런 인력들이 키워질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중고등학교 때 지옥 입시를 뚫고 왔던 뛰어난 한국의 학생들은 대학의 교실에서 생기와 의욕을 잃어가고 있다. 현재의 대학생들은 취업난, 비싼 주택가격 등의 현실의 거대한 장벽 앞에 순응할 수밖에 없게 되어버렸고, 결국 학생들의 인생 최대의 목표는 대기업, 공기업 등에 입사하여 안정적인 삶을 사는 것이 되어 버렸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구축되어 버린 사회적 시스템에 의해 기인하기 때문에 이를 수정하고 바로잡기란 너무 어려운 일이 되어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밝은 미래를 위해 장기적이고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먼저 중고등학교 교육에서 과열경쟁을 해소할 수 있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 한국의 높은 교육열을 생각해 볼 때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학생들이 불필요한 경쟁 또는 시험을 위한 시험을 하지 않도록 꾸준히 입시제도, 교육지도를 수정 보완해야 한다. 둘째, 학생들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게 하려면 이 학생들의 주변에 수많은 성공사례들이 나와야 한다. 무턱대고 중소기업을 지원하거나 돈을 풀어 경기 부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다양한 주체들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서 성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주변의 사람들의 열정적으로 노력해서 성공을 거두는 모습을 볼 때 학생들도 안심하고 자신의 인생의 꿈을 향해 달려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학교육도 변해야 한다. 학생들이 공부와 진로에 대한 열정과 동기를 가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도와주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이전에는 이런 것이 대학교에서 해야 할 일이 아닌 것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학생들에게 동기부여와 열정을 고취시켜주기 위해 다양한 커리큘럼과 교육방법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위의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겠지만 부단히 노력하여 우리 학생들이 훌륭한 인재로 성장해서 한국의 미래를 잘 책임져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